말하기보다 들어라

▲ 이백상 편집국장

“시장님 앞에서 直言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선거가 끝난 후 관변 안팎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민선5기 시절 공무원들은 조병돈 시장 앞에서 직언(直言)을 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상하급자 간의 소통부재 탓일까? 아니면 호통이 무서워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일까?

어쨌든 시정 최고 책임자 앞에서 직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무척 부담스러울 게다.

직언이란 옳고 그름에 대해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함을 뜻한다. 또 윗사람에게 옳지 못한 일을 고치도록 조언하는 의미도 있다.

여기서 조언이란 모든 사람이 자신의 멘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언은 많이 하고 많이 들을수록 좋은 것이다.

모든 인간이 상대방을 가르치거나 조언하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일반 공무원이 인사권자인 시장의 판단력과 업무스타일을 지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듣기 좋은 말로 아부하기는 쉽지만 민심과 어긋난 시장의 인식을 바꾸도록 하는 직언은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공무원은 상대가 누구든 간에 옳고 그름에 분명한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소신을 가져야 한다.

시장은 그런 공무원을 높이 사야하고, 감언이설로 환심을 사려는 간신공무원은 그에 걸 맞는 직함을 내려 반성하도록 해야 한다.

누구든 바른 말을 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어설프게 직언하면 돌이킬 수 없는 불이익을 받는다.

하지만 직언은 넓은 아량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도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즉, 듣는 사람이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직언할 필요도 없다는 얘기다. 그런 차원에서 조병돈 시장을 향한 직언이 어렵고 위험도가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직언은 보약처럼 일시적으로 쓰지만 나중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터득하지 않았나 싶어서다.

시장을 비롯한 기초•광역의원 당선자들도 싫든 좋든 시민들의 직언을 경청해야 할 의무가 있다.

듣다 보면 내용에 따라 괴로울 수도 있지만 민원불편 해소와 지역발전을 위해 기분 좋게 쓴 소리와 직언을 들어야 한다.

그러면 시장은 ‘할일 많은 이천’을 멋지게 마무리한 ‘멋진시장’이라는 닉네임을 두고두고 얻게 될 것이다.

기초•광역의원들 역시 ‘멋진 의원님’이라는 수식어 붙을 것이고 민심은 4년 뒤 지역사회를 위해 한번 만 더 일해 달라고 애원하게 될 것이다.

보약 같은 직언을 경청하고 그것을 시정이나 의정활동에 반영. 과감히 바꿀 때 지지율이 상승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말하기보다 듣겠습니다’. 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서광자 시의원 당선인이 내건 슬로건이다.

듣고 실천할 줄 아는 민선 6기가되기 바란다.

이백상 기자  sm38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