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패소 아니고 잘못없다”… 주민들 ‘분개’

두산아파트의 수도요금 과잉부담의 원인이 밝혀졌고, 시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은 ‘화해 조정’으로 1억 5천만원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두산아파트 입주자들이 그동안 겪어온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를 대변하기 위해 한영순 의원이 시의회 행정감사에서 상하수도사업소와 한판 설전을 벌였다.

한영순 의원은 지난 19일 행정감사특별위원장으로 마지막 부서인 상하수도사업소 질의 답변에서 위원장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한의원은 “법정기간이 5년이다. 주민들의 손실을 계산해봤나. 10년간 부당금액이 3억원에 달하는데 공소시효 지나서 5년치만 받았다. 최초 계량기 설치 기준 지켰다면 피해 없을 것이다. 관리 감독 못한 이천시의 책임이고, 지급한 1억5천만원의 예산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의 질의에 따르면 두산아파트의 경우 1998년 준공 당시 주공급 수도관로의 수도계량기가 잘못 설치되어 와류현상(물의 흐름이 반대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흐름)으로 인해 10여년간 과다 부담한 금액이 3억원에 달했다.

이는 주공급 수도관로의 계량기가 법적 기준에 맞지 않게 시공된 사안으로 준공당시 시공사가 시공했어도 관련부서의 관리 감독이 소홀했다는 주장이다.

2006년부터 그동안 입주민들은 그 원인을 잡지 못하고 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엉뚱하게 세대별로 계량기 표본조사, 계량기 교체 등 안 해본 방법이 없고 끝내 정밀감정조사, 법정공방으로 비용 지출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 의원은 “이천시 행정기관과 법정싸움은 입주민의 입장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다. 그동안 그분들의 노고와 비용, 인력을 생각해보았는가. 타 아파트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 하겠는가”라고 담당 소장과 과장을 추궁했다.

이에 담당 소장과 과장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업무를 숙지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질의 답변이 끝난 듯 했으나 임영길 의원이 추가 질의로 나섰다.

임 의원은 “본 의원이 두산아파트에 산다. 잘잘못을 했는지 확실히 답변하라. 패소했나. 계량기 바꿔줬다.

과정을 봤을 때 입주민은 누수나 계량기의 고장으로 알고 있다. (본의원도)시가 잘못한 것으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화해조정이 나왔다. 패소는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담당 과장은 “패소는 아니다. 화해조정은 양쪽의 과실이 인정돼서 조정된 것이다. 추가로 1998년도에 두산아파트 본인들이 수도계량기를 설치했다. 저희도 방임상태가 아니라 나름대로 최대한 노력했다. 의원님께서 입주자 편에서만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애당초 설치 시 하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감사실 내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한 의원의 질의에 대해 임 의원이 “패소가 아니죠”라는 질의는 시를 감싸는 듯한 분위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한 의원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담당부서와 여주지청에 문의한 결과 ‘화해조정은 패소나 다름없다’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왜 임 의원께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