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잃은 민주당… 정종철 ‘시민이 심판해야’

- 원구성 새누리당 단독처리
5대 이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겨우 일단락 됐지만 ‘새누리당 단독처리’라는 후유증이 지속될 우려가 높다.
먼저 민주당의 배려에 대한 합의를 못한 채, 새누리당 시의원 간 세력 싸움과 예상치 못한 당심(黨心)이 작용돼 이번 원구성이 새누리당 단독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에서다.
지난 2일 제5대 이천시의회는 후반기 원구성을 위해 145회 임시회를 개최했고, 이튿날인 3일 저녁 10시가 넘어서 민주통합당 2명을 제외한 새누리당 7명 의원이 참석해 본회의를 속개하고 의장단 및 3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선출결과 제5대 후반기 의장은 이광희 의원(6표), 부의장은 김학원 의원(7표)이 당선됐으며, 자치행정정위는 본회의에 불참한 민주당 성복용 의원, 그리고 산업건설위는 김용재 의원, 의회운영위는 한영순 의원이 각각 7표를 받아 당선됐다.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된 가운데 다음날인 4일 성복용 의원은 의회운영회의에 나타나 자치행정위원장을 수락했고, 반면 정종철 의원은 ‘이천시민의 이름으로 단호하게 심판해야 한다’라는 기고를 본지에 전달하는 등 뜻을 굽히지 않는 행동을 보였다. ▶ 특별기고 4면

- 파행으로 치닫는 원구성
원구성이 마무리되기까지 이틀간 상황은 양당이 조금도 입장을 굽히지 않고 평행선을 달렸다.
2일 아침 10시. 다선의 연장자인 민주당 성복용 의원이 임시의장을 맡아 145회 임시회가 개회됐다. 하지만 바로 성 의원은 ‘원구성을 위한 의결조율’을 위해 정회를 선포했다.
이유는 다수의 새누리당이 이미 원구성을 위한 조각을 마쳤고, 민주당에는 자치행정위원장만을 배려했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럽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새누리당의 의장후보가 4파전을 형성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민주당은 캐스팅보드 역할을 하면서 최소한 부의장직은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 당심(黨心), 야합은 안 된다
잘하면 민주당은 부의장직을 거머쥘 수 있었다. 새누리당의 의장후보로 이광희, 김문자, 임영길, 김학원 의원이 물밑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김학원 의원을 주축으로 4명의 초선의원들의 반란은 예상보다 강했다.
이들 중 몇몇 의원은 민주당과 접촉을 벌여 조각을 마무리했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세에 몰린 쪽은 이광희, 김문자, 임영길 의원 쪽이다. 하지만 가만히 당할 수 없는 상황. 등을 돌린 승리의 여신은 다시 이들에게 기회를 준다.
임시회 전날인 1일, 새누리당은 의장선거가 4파전으로 갈등이 치열해지고, 예상 밖의 결과를 막기 위해 유승우 국회의원 주재로 시도의원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당심(黨心)은 “야합은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먼저 의장직에 임영길, 김문자 의원은 이광희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고, 남은 이광희 의원과 김학원 의원 중 다선의 경륜이 많은 이광희 의원이 의장직을 수행키로 담판을 짓는다.
이제부터 임영길, 김문자 의원과 김학원 의원을 주축으로 한 초선의원 간의 신경전이 다시 시작됐다.
의장직을 수행키로 한 이광희 의원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지목하자는 안과 표결로 하자는 안이 대립됐고 결과는 표결로 결정됐다. 이날 조각은 임시회 원구성 결과와 같았다.

- 뚝심 잃은 민주당
이틀간 양당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5차례 의견조율의 시간을 가졌다.
2일 1차 의견 조율은 서로 입장을 확인했고, 2차 의견조율에서는 민주당은 약속(=사전 물밑교섭)과 관련해 (부의장직) 배려의 주장을 펼치면서 명분을 쌓아갔다.
그리고 하루를 넘긴 3일 3차 의견 조율에서 상호 합의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조율은 실패했고, 4차 의견조율에서 민주당은 임시의장이라는 칼자루 쥐고 있는 상태에서 총공세를 펼쳐보지만 새누리당은 “미안하다 이해해 달라”며 요지부동이었다.
저녁 8시 5차 의견 조율, 새누리당 의원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본회의 참석을 요구하며 강행처리 의사를 민주당에 전했다.
하지만 임시의장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민주당인데 성복용 임시의장이 “알아서 마음대로 해라”며 상임위원실을 뛰쳐나갔다.
이틀 간 뚝심을 갖고 소수 정당으로 명분을 쌓아가며 설전을 펼쳐온 민주당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는 칼자루를 새누리당에 넘긴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어 새누리당 7명의 시의원은 본회의장에 들어섰고 원구성을 단독처리했다.
다음날 민주당 시의원들의 행보는 달랐다. 성 의원은 의회운영위에 참석해 상임위원장직을 수락했고, 정종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명분도 없이, 실리도 없이, 자존심마저 짓밟혔다’며 ‘이런 똥통 속에서 내가 (중략) 똥통을 정화할 수 있을까. 슬프구나’라고 한탄했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