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령 YMCA아가야 부모협동어린이집준비위원

 TV나 신문을 보면 요즘 자주 등장하는 혁신이란 글자를 본다. 새로운 정권이 접어들면서 정치혁신의 바람은 유행처럼 혁신도시, 혁신교육, 혁신기업에 이어 교육계에서는 혁신학교 열풍까지 몰고 왔다.

혁신이란 묵은 풍습,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란 뜻을 품고 있다면 모두들 새롭게 다시 시작보자는 큰 뜻을 품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비록 이것 또한 보이기 위한 형식으로 지나간다 하더라도 이것을 계기로 한번쯤 다시 생각해본다면 세상은 또 조금씩 변화되어 가지 않을까!

우리들의 자녀양육의 혁신은 어디서부터일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

영·유아기의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요즘 국가에서 지원되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 앞 다투어 어린이집에 보내는 기이한 현상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물론 맞벌이 부부나 가정에서의 양육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이해하지만, 보조금을 받기 위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 정보교류라는 근사한 포장을 하여 어느 한집에 모여 티타임을 갖는다. 매일매일 무슨 정보교류가 그리 많은지….

점심까지 같이 하고 아이들 하원하는 시간도 못 맞추어 헐레벌떡 돌아오는 상황을 보면 어딘지 모를 답답함이 몰려온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사들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교육한다 해도, 하루 종일 여러 아이들과 집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함께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은 힘겨울 텐데….

특히나 요즘처럼 하나, 둘만 키우는 가정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는가!

아이들은 참으로 똑똑하고 지혜롭고 영특하다. 그것은 모든 발달은 영·유아기 때 형성된다는 프로이드나 삐아제 등의 학자이론을 기초로 하지 않아도 아이들을 키워보고 함께 해 본 사람은 모두 알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작은 사회 우리 집.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집이 아닌 바깥 작은 사회 어린이집.

아이들이 태어나는 그때부터 천천히, 조금씩, 기다려주고, 믿어주고, 함께 만들어 가는 그런 혁신바람이 가정에서, 영·유아교육기관에서 이루어져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우리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는 그 마음으로 우리들이 아이들을 통해 엄마, 아빠로 불리기까지 근1년이란 시간을 기다려준 것처럼, 우리가 지켜보며 손 내밀어 줄 때 아이들은 제 기량을 다하며 밝고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