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라문화재단 측이 공식적인 입장은 표명하지 않은 채 시간끌기만 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가 적극적인 환수운동에 나섰다.

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상임위원장 조명호, 이하 환수위)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에폴리스에서 4월29일부터 5월2일까지 개최된 미국박물관협회 총회를 찾아 전 세계의 박물관 관계자들을 상대로 이천오층석탑의 환수를 위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세계의 박물관협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미국 박물관협회는 올해로 설립 106주년을 맞이하며 연차 총회를 개최한다. 연차총회는 선진 박물관 관련 기술 산업 전시회인 세계박물관 EXPO가 함께 열리는, 전 세계의 박물관 관련 인사 약 5,000여명이 참가하는 가장 큰 행사라 할 수 있다.

이에 환수위는 오쿠라문화재단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리고, 미국박물관협회 총회에 참석하는 박물관 관계자와 관람객들에게 이천오층석탑의 환수운동을 지지한다는 서명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전개했다. 이는 10만 서명운동, 학술세미나, 문화교류 등 그간 펼쳐왔던 우호 협상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들은 총회 일정 동안 이천오층석탑을 새긴 옷을 입은 채 박물관 주변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을 펼치며 지지서명을 받고, 총회장 내에서 삼보일배와 좌선 등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하면서 ‘문화재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그 민족의 삶과 의미를 담아내고 민중의 삶과 함께 해야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환수위는 이천오층석탑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오쿠라문화재단의 부도덕성을 알리는 홍보물을 한국어·영어·일어·프랑스어 등 4개국어로 제작하여 배포함으로써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유네스코국제박물관협회 등 국제기관에 알리며, 환수위의 활동을 지지해주는 국제협력기구들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수의지 표명을 위해 KT&G의 협조로 이천과 여주지역 700여곳 담배소매점에 석탑 환수 홍보 포스터를 부착할 계획이며, 하이트 진로(주)의 협조로 참이슬 소주병에 홍보문안을 게재해 범국가적인 환수운동을 펼칠 방침이다.

아울러 오는 26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설봉공원에서 석탑환수를 기원하는 ‘제2회 탑돌이 문화행사’를 위한 준비에도 한창이다.

한편, 오쿠라재단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요코야마 다이칸의 ‘정적’과 ‘이천오층석탑’의 맞교환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