得 정부측, 농민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 추진
失 농협측, 경제사업 추진 따른 자금난 봉착

정부의 농협법 개정에 따라 농협중앙회의 새로운 기틀이 마련됐다.

오는 3월 2일 기존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종합해서 운영해오던 것을 구조개편을 통해 분리(이하 신용·경제사업분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내 농민들과 조합장들은 경제사업이 계속해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에서 신용·경제사업분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그간 중앙회가 경제(농축산물 유통·가공·판매)사업에 소홀하고 신용(금융)사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용·경제사업을 분리하기로 했다.

정부에 따르면 농협의 경제사업은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향상되어 농민의 수익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농축산물의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신용사업도 거대한 금융지주의 출범의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신용·경제사업분리를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농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동안은 많은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경제 사업을 신용 사업의 흑자로 메우는 형태였는데, 경제 사업과 신용 사업을 분리하여 지주형태로 운영이 된다면 더 이상 농민을 위한 경제사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농민들은 “지주회사 중심으로 기업화하는 것은 농협의 협동조합적 성격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라며 지주사업으로의 농협 개혁을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또 “신용·경제사업분리는 농협 본래의 목적과 취지를 완전히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최소한의 공공성조차 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기업으로서 변모해 나갈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각 농협 조합장들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경제 사업의 적자를 신용 사업으로 대체하여 간신히 운영해 나가고 있는 실정인데 이를 분리한다면 개인사업자와도 경쟁이 심화되어 농민을 위한 경제 사업을 이끌어나가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 김용회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장

김용회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장
이미 신용·경제사업분리를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여서 찬반의 의사표현을 논할 시기는 지난 것으로 생각된다. 신용·경제사업분리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것인 만큼 농정지원단, 채소연합사업단 등에 주력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당초 약속한 대로 출자금을 농협중앙회로 지원토록 해야 할 것이다.

 

 

▲ 이태용 이천농협 조합장

이태용 이천농협 조합장
신용·경제사업이 분리되면 가장 큰 문제점이 타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제사업은 농민들의 수익증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이에 따라 농협 관련 사업들이 잠식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크다.

 

 

▲ 봉재승 부발농협 조합장

봉재승 부발농협 조합장
현재 하나의 사무실에서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원화된다면 직원들의 불편이 늘어날 것이며, 농민들과 직접 소통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단위농협만이라도 협력해서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김교환 모가농협 조합장

김교환 모가농협 조합장
경제사업이 이 정도라도 운영된 것은 신용사업이 경제사업의 적자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것을 분리하는 것은 활성화가 아니라 오히려 막는 길이다.
게다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준다던 출자금마저 신용사업으로 지원된다면 허울 좋은 개살구다.

 

 

▲ 최창선 대월농협 조합장

최창선 대월농협 조합장
신용·경제사업이 분리되면 신용사업은 은행권이다 보니 흑자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경제사업은 상당히 힘들어진다. 특히 단위농협들은 경쟁시장에서 버티기 힘들어질 것이다. 경제사업은 수익 창출이 아닌 농민 환원사업이 목적이기 때문에 개인사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서다.

 

 

▲ 김동일 신둔농협 조합장

김동일 신둔농협 조합장
경제사업 활성화 측면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추진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경제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잘 돼서 농민들의 소득 증대, 경비 절감 등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하는데 잘 되느냐가 문제다. 이에 따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는 부족 자본금의 지원이다.

 

 

▲ 황경우 마장농협 조합장

황경우 마장농협 조합장
신용사업보다는 경제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앞으로는 농민들이 농산물을 생산하면 농협이 판매하고 그 판매수익금을 농민에게 직접 입금시켜주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농민들이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수익이 증대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 백승빈 호법농협 조합장

백승빈 호법농협 조합장
경제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신용사업을 통해 메워야만 운영을 할 수 있었다. 농민들의 영농자금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사업만으로는 절대 운영이 될 수가 없다. 더구나 계속해서 적자가 나고 있는 사업체에서 누가 일을 하려 들겠나.

 

 

▲ 박병건 율면농협 조합장

박병건 율면농협 조합장
2018년 예정이었던 신용·경제사업분리가 준비기간도 없이 갑자기 추진되어 당혹스럽다. 준비를 철저히 하고 분리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된다면 영업손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결국 조합원 손해로 이어진다. 언젠간 해야 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 이광세 설성농협 조합장

이광세 설성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만 바뀌는 사안이다 보니 지역농협은 바뀌는 사안이 없으리라고 본다.
다만, 중앙회의 경제 사업이 자구책으로 앞길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농협과 연계되는 사업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 이재붕 장호원농협 조합장

이재붕 장호원농협 조합장
경제 사업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신용·경제사업 분리는 찬성한다. 하지만 신용·경제사업분리 등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농협중앙회는 지원금 등 많은 혜택이 돌아가지만, 지역농협에 대해서는 지원방안이 열악하다. 지역농협에 속한 조합원이 더 많은 실정을 감안하면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