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지도점검 전엔 임금 체불 없었다”

지난해 8월 과잉 지도 점검 논란이 된 ‘이천시재활근로작업장’의 운영이 5개월이 다되도록 정상화가 아닌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어 60여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다.

작업장 위탁기관인 D법인 원장이 구속 기소되면서 이천시와 D법인은 새로이 신임원장을 선출해 작업장 정상화를 꾀하였지만, 그동안 체불 임금이 처리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집회 신고를 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작업장 비상대책위(위원장 안중기)와 근로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천시의 지도 점검이 있고 난 후, 작업장은 자금 회전의 어려움과 거래처와 주문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임금이 체불되는 등 정상적인 운영이 힘든 상태였다.

급기야 지난 18일 D법인 간부들이 또 다른 위탁사업인 공영주차장과 관련해 횡령혐의가 드러나 구속 기소 또는 불구속 처리되면서 작업장의 정상화는 점점 오리무중이다.

자금 회전은 안되고, 주문은 줄어들고, 임금도 밀리는 등 운영이 힘들어 지자 비대위는 운영자금 3억 4천여만원을 모금해 원료구입과 급여를 충당하면서 겨우겨우 연명해왔다.

그리고 이천시에 “지도점검 및 검찰 수사 결과와 별개로 60여 장애인 및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을 조속히 정상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이천시도 ‘신임 원장을 선출해 16일부터 출근하면, 작업장의 정상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해, 비대위와 근로자들은 시의 약속만을 믿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16일 신임 원장이 출근하면서 근로자들과 소통은 원활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체불 임금과 일방적인 운영을 문제 지적했다.

근로자 A씨는 “새로운 원장이 오면서 이천시의 지시만 받는지 기존 관행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비대위와 신임 원장, 그리고 위탁 고유의 권한을 가진 법인을 고려할 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근로자 B씨는 “이천시가 새로운 원장이 출근하면 체불 임금은 물론 운영 자금 등에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명절도 다가오고 있는데 임금이 많게는 3개월까지 밀리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B씨는 또 “겨우 최저임금 수준 급여가 체불되면서 우리 같은 장애 가정은 쌀이 떨어지고 기름도 없어 냉방에서 추운 겨울을 가족들과 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비대위 C씨는 “법인 고유의 권한이 있고, 현재 비상사태 상황에 비대위가 구성되어 작업장을 꾸려 왔는데, 이제와서 이천시와 신임 원장이 기존 운영 방식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며 제멋대로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18일 오전 근로자 7명은 이천경찰서에 ‘20일 시청 앞 집회’를 신청한 가운데, 오후 신임원장과 면담에서 “‘급여를 먼저 한달치만 받고 일을 하던지, 체불급여와 3개월치 급여를 더해 관둘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