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한·일 불교합동기원제’를 위해 오쿠라박물관을 찾은 협상단이 이천오층석탑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상임위원장 조명호, 이하 환수위)는 종교계 대표단, 청소년 대표단 등 24명의 협상단과 함께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방일 환수운동’을 펼쳤다.

환수위는 방일 환수운동의 일환으로 환수의 염원을 담은 탑돌이 행사를 진행하고 학생들의 환수 관련 사생대회 및 백일장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오쿠라박물관을 찾았다.

이날 환수운동을 위해 오쿠라박물관을 찾은 협상단은 오쿠라박물관 시부야 부관장을 대면해 2011년 환수활동에 대한 경과를 설명한 후 이천오층석탑의 환수를 요구하고 오쿠라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하는 조병돈 시장의 서한문과 7개 한·일 종교단체들이 서명한 성명서, 청소년 대표단의 성명서, 이천시의회의 결의문, 그리고 보수비용을 위한 이천시민 및 종교계 성금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조명호 상임의장은 “이천오층석탑의 반환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며 “이천시와 오쿠라 재단이 미래 역사의 동반자로서 문화교류의 선례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시부야 부관장은 이천시민들의 마음만 받겠다며 성금을 거절한 후 “한·일간 문화교류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며 “하지만 석탑을 돌려주기에는 좀 더 명확하고 서로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대면식이 끝난 후 오쿠라박물관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오층석탑 앞에서 ‘이천오층석탑 무사귀환과 한·일 양국 시민 화해 교류를 염원하는 한·일 불교 합동 기원제’가 치러졌다.

이날 합동기원제는 석탑이 단순한 미술품이 아닌 신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영원사 보문스님의 봉행주도와 탑돌이 의식, 그리고 백일장 수상자들의 시 낭송과 사생대회 미술 작품 전시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오오기이 이사장이 직접 협상단을 반겨주는 등 오쿠라박물관 측의 마음을 조금은 움직인 것과 같은 성과를 얻어냈다.

특히 청소년 대표단 중 한 명인 노연화(초1) 학생이 “할아버지! 이천오층석탑 돌려주세요!”라고 외치자, 오오기이 이사장이 눈시울을 붉히는 등 환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환수위 관계자는 “아직 내년의 사업계획은 수립되지 않았다”며 “다만 강경책과 온건책의 적절한 수위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를 위해선 박물관의 경제적 손실, 박물관 이미지 등 주도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수위는 1월 중 실무위원회와 평가보고회를 통해 2012년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