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량 변경 시 120억원의 비용을 시가 자체 부담할 것”
시 “가시화된 건 없으나 내년 이내에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발역사구간 문제로 이천시가 떠들썩하다. 성남-여주간 복선전철이 생기는 것은 환영하지만, 교량화가 아니라면 조금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발역사구간이 생길 예정인 지점이 딱 부발읍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량화가 아닌 성토 방식으로 지어진다면 부발읍 신하-아미생활권이 남북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부발역사구간의 교량화, 그 절실함을 취재했다.

- 부발역사구간, 왜 교량화되어야 하는가
부발역사구간과 관련, 시민들은 ‘교량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처음 성남-여주 복선전철사업의 일환으로 부발역세권 개발 소식이 들려오자, 인근 주민들은 모두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주민들은 근심걱정에 휩싸였다. 철도청이 부발역사구간을 높이 10m, 폭 90m, 길이 1.4km로 성토하겠다고 밝혀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부발역사구간이 지상 10m 높이로 성토된다면 많은 문제가 초래된다는 주장이다. 성토방식은 신하-아미생활권이 단절될 여지가 있으며, 시의 부발역세권 개발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면 부발역사구간이 교량화된다면 시각적으로 개방될 뿐만 아니라 교통이 원활해지며, 역사의 하부공간을 다양한 입체시설로 계획 활용할 수 있어 부발역세권을 중심으로 주변지역과의 유기적인 가로망체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는 교량화의 필요성에 대해 중앙정부를 비롯해 각계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 측에서는 설계변경이 어렵다며 교량 변경시 120억원의 비용을 시가 자체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성토방식은 당장의 비용은 싸지만 경제적 이익은 적다. 미래의 백년을 내다본다면 당연히 교량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현재 정부 측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며 대안을 모색 중에 있다”고 전했다.

- 부발역사구간 지어지면 지역주민들은 어디로?
부발역사구간 계획에 따라 가장 큰 근심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지역주민들이다. 부발역사구간을 비롯해 성토화 된 철로가 지어지면 인근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하느냐는 것이다.
특히 신하3리, 아미1리, 아미2리 주민들은 철로가 지어짐에 따라 거처를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닌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 3개 마을 주민들은 만약 자신들이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동할 수 있는 택지를 시 차원에서 지정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만약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근 마을에 거처를 잡지 못하면 집도 고향도 모두 잃는 것”이라며 “보상도 보상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터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에서는 아직 뚜렷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부발역사구간이 성토방식이 될지 교량방식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부발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을 먼저 세울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는 임시방편으로 2013년까지 부발역세권역의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부발역사구간에 대해 가시화된 것이 아직 없기 때문에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며 “당초 철도시설공단에서의 목표가 2015년이었기 때문에 내년 이내에는 성토와 교량화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교량화에 대한 결정이 내려져 도시계획을 수립할 시에는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본 후 효율적인 방법으로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병돈 이천시장은 주민들의 민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부발역사구간을 교량화하지 않는다면 철도기지청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