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2층 건물의 청학서당. 그 안에서 가부좌를 한 채 차를 마시고 있던 서재옥 훈장을 만나볼 수 있었다. 상투를 틀고 한복을 차려입은 서 훈장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에서 서당의 모습이 떠올랐다. 정갈하고 고요함이 감도는 서당의 모습은 서 훈장을 닮았나보다.

서 훈장에게 제일 처음 질문했던 것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마치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예(禮)라고 대답하는 서 훈장. 대답 속에서 그의 곧은 심지가 드러나는 것 같았다.

“요즘 젊은 세대는 모든 것을 너무 쉽게 얻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예를 가르치려 하지 않거든요. 오직 공부만 생각해요.” 서 훈장은 학생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는 세태가 답답한 듯 열변을 토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컴퓨터는 지식이 많을지 몰라도 할 줄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수학적 계산만 능할 뿐. 요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는 것은 많아지는데 인성은 점점 사라진다. 반면 기성세대는 가정을 위해, 더 나아가서는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일해 왔다. 요즘 젊은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예전엔 수양을 많이 한 사람을 도인(道人)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가정에 잘하는 게 도인이에요. 가정에 대한 책임과 의무, 그리고 예가 결여된 곳이 너무 많거든요.”

서 훈장은 요즘 들어서 지하철 발길질녀, 경희대 패륜녀, 인천 패륜녀 등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띄는 것 역시 이와 관련된 것이라 말했다.

더불어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선조들의 사상을 젊은 세대들이 계승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세태에 대해 서 훈장이 제시한 해결책은 아주 간단했다. 부모는 자식을 너무 감싸면 안 되며, 특히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또한 교육에 있어서 국영수 위주의 학습이 중요한지 인성교육이 중요한지를 구분하며 교육의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무한경쟁 사회라 일컬어지는 요즘 세상에 국영수 위주의 학습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서 훈장의 말대로 교육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도 서당에서 아이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을 서 훈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