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경우가 또 있을까요. 힘없는 주민이라 해서 이렇게까지 무시해도 되는 겁니까?”

호법면 안평 3리 화훼단지 바로 밑에 살고 있는 주민 B모씨의 항변이다. 그는 대규모 산림을 절개해 화훼단지 조성공사를 벌였던 지난 수년전부터 지금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어 왔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화훼단지 조성공사 당시 장마에 대비한 안전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공사를 강행, 흙더미가 장맛비에 쓸려 내려와 창고에 물이 흥건하게 고였고, 집안 곳곳에 설치된 맨홀에 흙이 가득 메워졌다.

집주변 마당 역시 산에서 굴러 내려온 흙과 돌이 마구 널브러져 있었다. 집과 맞닿아 있는 논에도 흙더미가 덮쳐 경작물 피해도 적지 않았다. 수차례에 걸쳐 이천시와 해당 건설업체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그때마다 이들은 “해결해 주겠다”고 말만 할뿐 피해 발생에 대한 사과는 커녕 이렇다 할 대책조차 세워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결국 B씨 측은 농기계를 이용해 손수 수해복구를 해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했다. 곧 장마가 다가오지만 허술한 공사장 방치로 인해 붕괴된 축대는 지금도 그대로 있다.

건설업체 측의 주먹구구식 공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광역자원회수시설에서 화훼단지까지 매설된 열 배관이 사유지를 침범한 것으로 드러나 뒤늦게 이설공사를 강행했다.

공사를 시행하기 전 측량을 제대로 했다면 민원 피해와 함께 시간적·물질적 피해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껏 마구잡이 공사를 벌여왔다는 것을 증명한 꼴이다.

또한 B씨의 집 앞에 설치된 인도의 경우도 당초 공사돼 있는 일부분을 뜯어내고 새로 설치하기도 했다.

B씨는 “주민을 너무 우습게 여기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힘없는 서민에 불과하지만 지금껏 발생했던 많은 문제점들이 완전히 해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두고 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B씨가 제기한 민원사항에 대해 대부분 조치를 취해줬다”면서 “이밖에도 민원 불편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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