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의 뿌리인 통·리장을 임명토록 규정하고 있는 ‘이천시 지방자치법’ 가운데 일부분이 형평성이 결여된 ‘구태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통·리장 임용자격 등이 수록된 이천시 통·리장 임명에 관한 규칙과 이천시 통·리 개발위원회 조례에는 통·리장이 추천하는 ‘개발위원’이 통·리장을 추천하고 이 가운데 적임자를 읍면동장이 임명토록 돼있다.

통·리장과 개발위원 간 서로 추천으로 이뤄지는 이 법을 고스란히 적용하면 이른바 ‘그들끼리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 규칙에는 통·리장 임명절차 시 ‘개발위원의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 문구는 복수 추천일 경우에도 해당돼 통·리장을 읍면동장 입맛대로 임명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통장 선거를 준비하던 증포 9통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 마을 개발위원회는 지난 5일 통장 선출과 관련해 ‘단독출마의 경우 개발위원 과반수이상의 추천서로 선출을 확정하고 복수 출마의 경우 11명의 개발위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통해 선출 한다’는 공고문을 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이천시 통·리장 임명에 관한 규칙과 정면 배치된다. 개발위원의 경우 통장을 추천할 수 있는 자격만 있지 선출의 권한은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12일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주민합의를 통해 선출규정을 만들지 않고 통장을 보좌하는 개발위원회(개발위원장·통장)가 통장을 선출하도록 방식을 정한 것은 잘못됐다”며 통장선거 중단을 요청했다.

이어 입주자대표회의는 공고문을 통해 ‘현재 진행되는 통장선거에 대해 무효선언과 함께 2월중 주민직선으로 통장선거를 실시할 것과 관리규약에 통장 선출에 관한규정도 개정할 것’이라고 입주민들에게 알렸다.

이양수 동대표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주민들이 선출하는 선거가 아닌 통장이 추천한 개발위원들이 투표로 선출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또 10여년 가까이 연임한 현 통장(개발위원장)이 공공장소가 있음에도 통장 자택에서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동민 기자  coa007@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