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이천시민운동’의 일환으로 추진된 마을 대청소에 수정리 마을 주민들이 모여 마을 곳곳을 돌며 쓰레기 수거에 나섰다.

‘베스트 이천시민운동’ 이천 첫 ‘대청소’ 실시

“쓰레기는 줍는 것보다 버리지 않는 게 중요”

현대판 새마을 운동을 통해 ‘수정처럼’ 맑고 깨끗함을 추구하는 마을이 있다. 한때 ‘이천의 오지’로 불렸던 부발읍 수정리가 그 주인공 마을. 85가구 주민들이 한 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 산다. 후덕한 인심과 화합은 기본이다. 이 마을에 따뜻한 성장을 위한 ‘행복한 동행’ 바람이 분 건 최근이다. 마을 대청소로 시작된 ‘베스트이천시민운동’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이장이 앞장섰다. 주민들은 좋은 취지에 적극 협조하고 나섰다. 관할 행정기관인 부발읍도 가세했다. 이른바 ‘삼박자’가 고루 맞아 떨어진 셈이다. 놀라운 건 주민들의 솔선수범이었다.

“곧 행사가 시작될 예정이오니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마을회관 앞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 40분 김태린 이장의 안내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자 60~80대 어르신들이 사방에서 모여든다.

어느새 마을회관 앞 광장은 70여명의 주민들로 가득 메워진다. 유모차를 의지해 휴지 한 조각 줍겠다고 나선 85세 할머니가 눈에 띈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든 몸이지만 마을 일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그 어르신의 모습에서 고향 사랑이 느껴진다.

“오늘은 베스트이천시민운동 일환으로 마을 대청소 하는 날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나와 주시니 힘이 절로 납니다. 앞으로 대청소는 지속적으로 실천하겠지만, 쓰레기를 줍는 것보다 버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김태린 이장의 굵고 짧은 인사말이다. 그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보다 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이장의 의견에 주민들 모두 공감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청소하기 시작했다.

내 집 앞 내 동네가 깨끗해진다는 기쁨 때문일까. 주민들은 청소 하는 내내 얼굴 가득 즐거운 표정을 잃지 않았다. 사실 바쁜 농사철에 주민 70여 명이 모여 궂은일에 앞장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역시 화합하면 수정리였다.

유문선 부발읍장과 직원들도 베스트이천시민운동에 동참했다. 틈만 나면 주민들에게 시정 홍보하느라 여념이 없는 그였지만 이날 대청소가 갖는 의미는 특별해 보였다.

먼저 유 읍장은 읍장 부임 후 45개 마을을 순회하며 ‘里民과의 대화시간’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은바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열린 부발 이장단회의에서 ‘매월 대청소날을 지정해 깨끗한 부발 가꾸기에 나서자’고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부발읍을 이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한 동행, 따뜻한 성장’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그의 ‘읍정 방침’이 수정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막을 들어 올린 것이다. 그 선상에 열정 넘치는 김태린 이장과 수정리 주민들이 있다.

주민들의 끈끈한 화합과 청결, 늘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 수정처럼 맑고 깨끗한 수정리를 통해 행복도시를 추구하는 이천시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았다.

첫 대청소를 마친 주민들은 “비록 2시간의 청소였지만 동네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며 “이제는 이천의 오지가 아닌 수정처럼 맑고 깨끗한, 그래서 사람살기 가장 좋은 마을 수정리로 불러 달라”고 입을 모았다.

부발읍 수정리의 현대판 새마을 운동은 계속된다.